새 노트북을 사고 윈도우를 처음 세팅하던 날, 저는 소름 돋는 경험을 했습니다. 초기 설정 화면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집요하게 묻더군요.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위해 위치 정보를 켜시겠습니까?”, “맞춤형 광고를 허용하시겠습니까?”, “진단 데이터를 보내시겠습니까?”
모두 ‘아니요’를 눌렀습니다. 그리고 바탕화면에 진입해서 안도하려는 찰나, 작업 관리자를 켜보고 경악했습니다. 백그라운드에서는 여전히 ‘Connected User Experiences and Telemetry’라는 서비스가 맹렬하게 돌아가고 있었고, 제 PC는 끊임없이 어딘가로 데이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윈도우의 ‘설정(Settings)’ 앱은 일종의 플라시보(위약) 효과와 같습니다. 스위치를 껐다는 안도감만 줄 뿐, 운영체제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데이터 수집(Telemetry)의 거대한 흐름을 막기엔 역부족입니다. 내 PC가 나의 것인지,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 수집 단말기인지 헷갈리는 이 상황.
저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O&O ShutUp10++ (이하 O&O ShutUp)**이라는 도구에 정착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최적화 툴이 아닙니다. 윈도우가 사용자 몰래 열어둔 수십 개의 뒷문을, 사용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잠글 수 있게 해주는 ‘디지털 자물쇠’입니다.
오늘은 제가 왜 유료 보안군을 버리고 이 무료 툴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이것을 활용해 어떻게 내 PC를 철통같은 프라이버시 요새로 만들었는지 아주 상세하게 공유하려 합니다.
1. 윈도우 설정의 배신, 그리고 O&O ShutUp의 진가
왜 윈도우 기본 설정만으로는 부족할까요?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능을 ‘필수 서비스’라는 명목하에 사용자가 건드릴 수 없도록 꼭꼭 숨겨두었기 때문입니다.
유료 프라이버시 슈트(Privacy Suites)들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주로 웹 브라우저 쿠키를 지우거나, 방화벽을 세우는 등 ‘외부 침입’을 막는 데 집중합니다. 정작 집주인(윈도우 OS)이 몰래 물건을 밖으로 빼돌리는 ‘내부 유출’에는 손을 대지 못하죠.
O&O ShutUp은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이 프로그램은 운영체제의 혈관이라 할 수 있는 **레지스트리(Registry)와 그룹 정책(Group Policy)**을 직접 건드립니다. 윈도우가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할 때, 아예 그 기능을 실행하지 못하도록 근본적인 명령 체계를 수정하는 방식입니다.
- 무설치(Portable): 설치 과정이 없습니다. 레지스트리만 수정하고 프로그램은 꺼지기 때문에 시스템 리소스를 1도 차지하지 않습니다.
- 직관성: 복잡한 코드를 몰라도 스위치 하나로 제어가 가능합니다.
2. 텔레메트리(원격 측정): 내 PC는 스파이가 아니다
가장 먼저 손봐야 할 것은 ‘텔레메트리’입니다. MS는 이를 “오류 수정과 기능 개선을 위한 데이터”라고 포장하지만, 실상은 내 PC의 사용 패턴, 설치된 앱 목록, 하드웨어 스펙 등을 긁어가는 기능입니다.
O&O ShutUp을 실행하면 [Privacy] 섹션에서 이 추악한 민낯을 볼 수 있습니다.
- Disable telemetry (원격 측정 비활성화): 총 3~4개의 관련 항목이 있습니다. 윈도우 설정에서는 ‘기본’까지만 낮출 수 있지만, 여기서는 아예 ‘비활성화’가 가능합니다.
- Disable “Customer Experience Improvement Program” (사용자 경험 개선 프로그램 비활성화): 이름은 그럴듯하지만, 내 사용 습관을 MS 서버로 보내는 기능입니다. 과감하게 끕니다.
- Disable app usage data collection: 내가 어떤 앱을 얼마나 자주 쓰는지 수집합니다. 끔찍하지 않나요?
이 스위치들을 내리는 순간, 백그라운드에서 헛돌던 서비스들이 멈추고 CPU 점유율이 안정되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3. 편리함의 탈을 쓴 감시자들: 활동 기록과 클립보드
윈도우 10/11에는 ‘타임라인(Timeline)’과 ‘클라우드 클립보드’ 기능이 있습니다. 기기 간 연동을 위해 만든 기능이지만, 프라이버시 관점에서는 최악입니다.
- Activity History (활동 기록): 내가 열었던 문서, 웹사이트 기록을 윈도우가 기억했다가 MS 계정으로 동기화합니다. O&O ShutUp에서 **”Disable storing my activity history on this device”**를 켜면 이 섬뜩한 기록 행위를 멈출 수 있습니다.
- Clipboard Cloud Sync: 집에서 복사한 비밀번호가 회사 PC 클립보드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편리함보다 보안이 중요하다면 반드시 꺼야 할 기능입니다.
- Typing Insights: 놀랍게도 윈도우는 내가 타이핑하는 습관, 자주 쓰는 단어 등을 분석하여 ‘맞춤법 교정’에 활용합니다. 키로깅(Keylogging)과 한 끗 차이인 이 기능 역시 O&O ShutUp으로 원천 차단할 수 있습니다.
4. 윈도우 업데이트의 폭주를 막다
많은 분이 간과하지만, Windows Update는 데이터 수집의 핵심 통로이자 시스템 불안정의 원인입니다.
특히 ‘P2P 업데이트 전송(Delivery Optimization)’ 기능이 문제입니다. 내 PC를 일종의 토렌트 서버처럼 활용해, 주변의 다른 PC들에게 업데이트 파일을 전송해 주는 기능입니다. 내 인터넷 대역폭을 갉아먹고, 내 IP가 노출될 수 있습니다.
O&O ShutUp은 “Disable Windows Update peer-to-peer” 항목을 통해 내 PC가 공공재로 쓰이는 것을 막아줍니다.
또한 드라이버 자동 업데이트도 막을 수 있습니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안정적인 그래픽 드라이버를 윈도우가 제멋대로 구버전으로 덮어씌워 게임 프레임이 떨어지는 참사를 막아줍니다.
5. 엣지(Edge)와 원드라이브(OneDrive): 강요된 생태계 탈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곳곳에 자사 서비스인 엣지와 원드라이브를 심어놓았습니다. 삭제도 안 되죠. 하지만 O&O ShutUp으로 ‘입막음’은 가능합니다.
- Bing 검색 차단: 윈도우 시작 메뉴에서 파일 검색을 하면 웹 검색 결과(Bing)까지 같이 뜹니다. 내 검색어가 실시간으로 서버로 전송된다는 뜻입니다. **”Disable web search in Windows Desktop Search”**를 켜면, PC는 오직 로컬 파일만 검색하게 되어 속도도 빨라지고 정보 유출도 막습니다.
- 잠금 화면의 광고: “재미있는 사실, 팁”이라는 명목으로 잠금 화면에 뜨는 광고와 추천 콘텐츠들을 제거하여 깔끔한 화면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6. 사용 가이드: 색깔만 보면 안전하다
“레지스트리를 건드린다니 무서워요. 컴퓨터 고장 나면 어쩌죠?”
O&O ShutUp은 초보자를 위해 매우 직관적인 신호등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 초록색 (Recommended): 무조건 꺼도 안전한 설정입니다. 프라이버시 침해 요소가 명확하고, 시스템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초보자라면 [Actions] 메뉴에서 **”Apply only recommended settings”**만 눌러도 충분합니다.
- 노란색 (Limited Recommended): 끄면 좋지만, 일부 편의 기능(예: 기기 간 동기화)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설명을 읽어보고 결정하세요.
- 빨간색 (No Recommendation): 윈도우 디펜더 보안 기능이나 핵심 업데이트 관련 설정입니다. 이걸 건드리면 보안이 취약해지거나 윈도우가 오작동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가 아니라면 건드리지 마세요.
7. O&O ShutUp vs 경쟁 툴 비교 분석
프라이버시 툴 3대장으로 불리는 툴들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 비교 항목 | O&O ShutUp10++ | WPD (Windows Privacy Dashboard) | W10Privacy |
| 난이도 | 쉬움 (신호등 시스템) | 보통 | 어려움 (전문가용) |
| 안전성 | 매우 높음 (복원 지점 생성) | 높음 | 낮음 (설정 과다 시 오류 발생) |
| 업데이트 | 매우 빠름 (월 1회 이상) | 다소 느림 | 빠름 |
| 기능 범위 | 핵심 텔레메트리 + 앱 제어 | 텔레메트리 + 방화벽 제어 | 거의 모든 윈도우 설정 (수백 개) |
| UI/UX | 깔끔한 목록형 | 모던한 대시보드형 | 탭 방식의 복잡한 UI |
결론:
- 일반 사용자: O&O ShutUp이 가장 밸런스가 좋습니다. 업데이트 주기가 빨라 윈도우 업데이트에 즉각 대응합니다.
- 극강의 통제: W10Privacy가 기능은 가장 많지만, 실수로 시스템을 망가뜨릴 위험이 큽니다.
8.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 ‘실행 취소’의 미학
제가 이 툴을 가장 신뢰하는 이유는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설정을 변경하려고 하면, 팝업이 뜨며 묻습니다. “시스템 복원 지점을 생성하시겠습니까?” 여기서 ‘예’를 누르면, 만약 설정 변경 후 문제가 생겨도 윈도우 자체 복원 기능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 메뉴의 “Undo all changes (Factory settings)” 버튼 하나면, O&O ShutUp이 건드린 모든 레지스트리 값을 순정 상태로 되돌립니다. 돌아올 다리가 끊길 걱정 없이 마음껏 실험해 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9. 결론: 디지털 주권을 되찾는 첫걸음
우리는 종종 ‘무료’ 서비스의 대가가 ‘나의 데이터’라는 사실을 잊고 삽니다. 하지만 윈도우는 무료가 아닙니다. 우리는 하드웨어 가격에 포함된 정당한 OS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내 돈 주고 산 내 컴퓨터가 나를 감시하는 것을 방관하지 마세요.
O&O ShutUp은 1MB도 안 되는 작은 파일이지만, 그 효능은 수십만 원짜리 백신보다 강력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가 몰래 열어둔 뒷문을 닫고, 불필요한 리소스 낭비를 막고, 광고 없는 깨끗한 PC 환경을 만드는 것.
지금 당장 O&O ShutUp을 다운로드하여 실행해 보세요. 빨간색이었던 스위치들이 하나둘 초록색으로 바뀌는 순간, 비로소 여러분의 PC는 온전한 ‘나만의 것’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