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Subscription)의 시대”입니다. 음악을 듣고, 영상을 보고, 심지어 메모를 저장하는 것까지 매달 꼬박꼬박 통행세를 내야 합니다. 물론 어도비 라이트룸(Lightroom) 모바일처럼 압도적인 편의성과 기능을 제공하여 기꺼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앱도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굳이 이 돈을 내야 하나?” 싶은 서비스들도 수두룩합니다.

클라우드 동기화, 사진 백업, 문서 스캔, 그리고 광고 없는 유튜브 시청까지. 우리가 매월 지불하는 비용을 모두 합치면 연간 수십만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약간의 초기 설정과 관심만 있다면, 이 모든 기능을 완전 무료로, 심지어 더 강력한 보안과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오늘은 유료 구독 서비스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5가지 무료 오픈소스 앱을 심층 분석하고, 여러분의 ‘디지털 고정지출’을 다이어트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1. 월 4달러의 옵시디언 싱크를 대체하다: Syncthing
최근 가장 핫한 노트 앱인 **옵시디언(Obsidian)**을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옵시디언의 치명적인 단점은 기기 간 동기화를 위해 월 4달러(약 5천 원)의 ‘Obsidian Sync’를 구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텍스트 파일 몇 개 옮기는 비용치고는 부담스럽습니다.
[대안 솔루션: Syncthing] Syncthing은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내 기기끼리 직접 연결하는 P2P(Peer-to-Peer) 동기화 도구입니다.
- 작동 원리: 집에 있는 PC와 내 스마트폰이 와이파이(또는 데이터)로 직접 연결되어 파일을 주고받습니다. 제3의 서버에 데이터가 저장되지 않으므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0’에 수렴합니다.
- 설정 팁: 초기 설정이 다소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윈도우에서는 ‘SyncTrayzor’, 안드로이드에서는 ‘Syncthing-Fork’ 앱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 활용성: 단순 동기화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사진을 PC로 옮기는 백업 용도로도 훌륭합니다. 프로젝트 폴더는 ‘양방향 동기화’로, 완료된 문서는 ‘단방향 아카이브’로 설정하여 저장 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2. 구글 포토의 용량 압박에서 탈출: Immich
구글 포토의 15GB 무료 용량이 꽉 차면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화질을 낮춰 백업하거나, 매달 구글 원(Google One) 구독료를 내거나. 하지만 Immich라는 강력한 대항마가 등장했습니다.
[대안 솔루션: Immich] Immich는 **’셀프 호스팅(Self-hosted) 구글 포토’**라고 불립니다. 내 컴퓨터나 개인 서버(NAS)에 직접 설치하여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 압도적인 속도: 구글 서버를 거치지 않고 로컬 네트워크에서 작동하므로, 150GB가 넘는 라이브러리도 썸네일 로딩 지연 없이 즉각적으로 반응합니다. 타임라인 스크러빙이 놀라울 정도로 부드럽습니다.
- 로컬 AI의 힘: 얼굴 인식, 사물 검색, 시맨틱 검색 등 구글 포토의 핵심 AI 기능들을 모두 지원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 모든 AI 연산이 내 서버 내부에서만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내 가족사진이 빅테크 기업의 AI 학습 데이터로 쓰일 걱정이 없습니다.
- 주의사항: 모든 데이터가 내 하드웨어에 저장되므로, 하드디스크 고장에 대비해 ‘Duplicati’ 같은 툴로 별도 백업을 구성해야 합니다. 관리의 책임은 온전히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3. 월 3달러 패스워드 매니저의 종말: Bitwarden
브라우저 자체 비밀번호 저장 기능은 편리하지만, 크롬에서 저장한 비번을 아이폰 사파리에서 쓰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최근 화두인 ‘패스키(Passkeys)’ 동기화까지 고려하면 전용 관리자가 필수인데, 1Password나 LastPass 같은 유료 툴은 월 3~5달러의 비용이 듭니다.
[대안 솔루션: Bitwarden] Bitwarden은 보안 전문가들이 가장 추천하는 오픈소스 비밀번호 관리자입니다.
- 무제한 무료: 기기 개수 제한 없이 스마트폰, 태블릿, PC, 웹 브라우저 등 모든 곳에서 동기화됩니다. 유료 경쟁사들이 핵심 기능으로 돈을 받을 때, Bitwarden은 이를 무료로 풉니다.
- 검증된 보안: 종단간 암호화(E2EE)는 기본이며, 경쟁사들이 겪었던 대규모 해킹 스캔들에서 자유로운 ‘깨끗한 이력’을 자랑합니다.
- 쉬운 이주: 크롬이나 기존 매니저에서 데이터를 가져오는(Import) 기능이 강력하여, 몇 초 만에 갈아탈 수 있습니다.
4. 광고 없는 클린 스캔 앱: OSS Document Scanner
급하게 계약서나 신분증을 스캔해야 할 때, ‘CamScanner’를 켰다가 쏟아지는 광고와 워터마크 때문에 짜증 났던 경험 있으시죠? 구독을 안 하면 중요 기능을 막아버리는 상술에 지치셨다면 이 앱이 정답입니다.
[대안 솔루션: OSS Document Scanner] 이름 그대로 오픈소스(OSS) 문서 스캔 앱입니다.
- 완벽한 기능: 최신 안드로이드의 ‘Material You’ 디자인을 적용해 UI가 수려하며, 문서 테두리 감지, 왜곡 보정, 필터 적용 등 상용 앱의 기능을 모두 갖췄습니다.
- 오프라인 프라이버시: 신분증이나 세금 고지서 같은 민감한 문서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입니다. 이 앱은 모든 처리를 기기 내부에서 수행하며, 제3의 서버로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습니다. 코드가 공개되어 있어 누구나 감시(Audit)할 수 있다는 점이 신뢰를 더합니다.
- OCR 지원: 언어 팩을 다운로드하면 이미지 속 글자를 텍스트로 변환하는 OCR 기능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5.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장 강력한 대안: NewPipe
월 14,900원(한국 기준)으로 인상된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은 부담스럽습니다. 그렇다고 광고를 다 보자니 시간이 아깝습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라면 NewPipe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습니다.
[대안 솔루션: NewPipe] NewPipe는 구글 계정 로그인 없이 작동하는 가벼운 유튜브 클라이언트입니다.
- 프리미엄 기능 무료화: 광고 차단은 기본이고, 백그라운드 재생(화면 끄고 듣기), PIP 모드(작은 화면으로 보기), 그리고 영상 및 오디오 다운로드 기능을 모두 제공합니다.
- 프라이버시 중심: 구글 계정에 로그인하지 않기 때문에,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중독성 영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채널만 구독 목록에 추가하여(로컬 저장) 깔끔한 피드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 설치법: 구글 플레이 스토어 정책 위반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으므로, F-Droid나 공식 홈페이지에서 APK 파일을 직접 설치(Sideloading)해야 합니다.
6. 결론: 편리함과 통제권 사이의 선택
물론 유료 구독 서비스가 제공하는 ‘원클릭 편의성’은 강력합니다. Syncthing이나 Immich는 초기 설정에 약간의 공부가 필요하고, NewPipe는 설치가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함으로써 우리는 두 가지를 얻습니다.
- 경제적 자유: 매달 빠져나가는 수만 원의 고정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 디지털 주권: 내 사진, 내 메모, 내 비밀번호가 빅테크 기업의 서버가 아닌, 내가 통제하는 곳에 안전하게 저장됩니다.
가장 자주 쓰는 앱 하나부터 바꿔보세요. 시작은 미약하지만, 연말에 통장에 남는 잔고와 데이터에 대한 안심감은 결코 작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