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anuary 3rd, 2026

당신이 몰랐던 엑셀의 충격적인 비밀 7가지: 1900년 날짜 버그부터 e스포츠까

직장인이라면 하루라도 마주치지 않을 수 없는 프로그램, 바로 **마이크로소프트 엑셀(Microsoft Excel)**입니다. 우리는 매일 이 녹색 격자무늬 감옥(?) 안에서 숫자를 입력하고, 함수를 돌리고, 차트를 만듭니다. 엑셀은 그저 지루하고 딱딱한 업무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엑셀의 이면에는 우리가 상상조차 못 했던 기묘한 역사와 비밀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날짜를 100년 넘게 거짓말하고 있는가 하면, 과거엔 비행기 조종 게임이 숨겨져 있기도 했으며, 현재는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e스포츠 종목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몰랐던 엑셀의 충격적인 비밀 7가지: 1900년 날짜 버그부터 e스포츠까

단순한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을 넘어, 컴퓨터 공학의 역사와 개발자들의 유머, 그리고 치명적인 버그까지 품고 있는 엑셀의 충격적인 비밀 7가지를 심층 해부합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내일 출근해서 켜는 엑셀이 조금은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1. 1900년 2월 29일: 엑셀의 영원한 거짓말

엑셀에 1900-02-29를 입력해 보세요. 놀랍게도 엑셀은 이날을 정상적인 날짜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따져보면, 1900년 2월 29일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윤년의 규칙과 엑셀의 실수

그레고리력(양력)에서 윤년은 4년마다 돌아오지만, 100으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는 평년으로 하고, 그중 400으로 나누어떨어지는 해만 다시 윤년으로 한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따라서 1900년은 100으로 나누어지지만 400으로는 나누어지지 않으므로 평년(2월 28일까지)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최첨단 소프트웨어인 엑셀은 왜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범하고 있을까요?

범인은 엑셀의 조상 격인 **’로터스 1-2-3(Lotus 1-2-3)’**입니다. 1980년대 당시 시장을 지배하던 로터스 1-2-3에는 1900년을 윤년으로 처리하는 버그가 있었습니다. 후발 주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로터스 사용자를 뺏어오기 위해 엑셀을 만들면서, **’파일 호환성 100%’**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로터스의 버그까지 고스란히 베껴서 넣어버린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결단: “고치지 않는다”

이후 이 버그는 알려졌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수정하지 않기로 공식 결정했습니다. 만약 지금 이 오류를 수정한다면, 전 세계에 존재하는 수조 개의 엑셀 파일 날짜가 하루씩 당겨지는 대참사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WEEKDAY 같은 요일 함수들도 전부 엉망이 되겠죠.

그래서 엑셀은 앞으로도 영원히 1900년 2월 29일이라는 ‘유령의 날’을 품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1900년 1월 1일의 요일을 엑셀로 조회하면 일요일(1)이 나오지만, 실제 역사 속 그날은 월요일이었습니다.

2. 엑셀은 원래 ‘맥(Mac)’ 전용이었다?

많은 분이 엑셀을 윈도우의 상징처럼 여기지만, 엑셀의 고향은 사실 **애플의 매킨토시(Macintosh)**입니다.

윈도우보다 2년 먼저 맥에 출시

최초의 엑셀 1.0 버전은 1985년 매킨토시용으로 출시되었습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초기 윈도우(Windows 1.01)는 엑셀의 화려한 그래픽 인터페이스(GUI)를 구동할 성능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윈도우용 엑셀은 1987년 윈도우 2.0이 되어서야 등장했습니다.

아이러니한 역사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라이벌 관계였음은 유명합니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 맥이 기업 시장에 발을 붙일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엑셀’ 덕분이었습니다. 엑셀은 당시 가장 강력한 스프레드시트였고, 이를 쓰기 위해 맥을 사는 기업들이 많았으니, IT 역사의 참으로 기묘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3. 셀 속에 숨겨진 비밀 세상: 비행 시뮬레이터

지금은 보안 문제로 사라졌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엑셀 개발자들은 프로그램 안에 몰래 게임을 숨겨두곤 했습니다. 이를 **’이스터 에그(Easter Egg)’**라고 합니다.

전설의 ‘엑셀 97’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가장 유명한 것은 엑셀 97에 숨겨진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특정 셀에서 복잡한 단축키 조합을 입력하면, 엑셀 화면이 3D 보라색 행성을 비행하는 게임으로 변했습니다. 심지어 개발자들의 이름이 적힌 비석이 맵 곳곳에 세워져 있었죠.

엑셀 2000에는 자동차 경주 게임인 ‘Dev Hunter’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미사일을 쏘고 기름을 뿌리며 적을 따돌리는 본격적인 레이싱 게임이었습니다.

보안 강화로 사라진 낭만

하지만 2002년 빌 게이츠가 **’신뢰할 수 있는 컴퓨팅(Trustworthy Computing)’**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변했습니다. 불필요한 코드가 보안 취약점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모든 이스터 에그는 삭제되었습니다. 이제는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개발자들의 놀이터였던 그 시절의 전설로만 남아있습니다.

4. 1,048,576행: 2진법이 만든 절대적인 감옥

엑셀 시트의 끝까지 스크롤을 내려본 적 있으신가요? 엑셀의 행(Row)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1,048,576행에서 끝납니다. 열(Column)은 **16,384열(XFD)**이 한계입니다.

왜 하필 저 숫자일까?

이 숫자들은 엑셀의 DNA인 2진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 행: 2의 20승 ($2^{20}$) = 1,048,576
  • 열: 2의 14승 ($2^{14}$) = 16,384

이 제한은 하드코딩된 안전망과 같습니다. 어떤 컴퓨터에서 파일을 열어도 데이터 구조가 깨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죠.

영국 정부의 코로나 데이터 증발 사건

이 ‘디지털 감옥’은 때때로 재앙을 부르기도 합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확진자 데이터를 엑셀로 관리했습니다. 하지만 구형 파일 형식(XLS, 65,536행 제한)을 사용하는 바람에, 데이터가 한도에 도달하자 약 16,000건의 확진자 명단이 엑셀 아래로 잘려나가 증발해 버렸습니다.

아무리 거대한 정부 기관이라도 엑셀의 2진법 법칙 앞에서는 예외가 없음을 보여준 웃지 못할 사건이었습니다.

5. 금지된 이름: “History”는 쓸 수 없다

엑셀에는 사용자가 절대 시트 이름으로 사용할 수 없는 금지어가 있습니다. 바로 **”History”**입니다. (대소문자 구분 없이 history, HISTORY 모두 안 됩니다.)

엑셀만의 예약어(Reserved Word)

지금 엑셀을 켜서 시트 이름을 ‘History’로 바꿔보세요. “입력한 시트 이름이 올바르지 않습니다”라는 경고창이 뜰 겁니다.

이는 버그가 아닙니다. 엑셀 내부적으로 ‘변경 내용 추적(Track Changes)’ 기능을 사용할 때 생성되는 숨겨진 시트의 이름이 ‘History’이기 때문입니다. 사용자가 이 이름을 쓰면 내부 데이터와 충돌할 수 있어 아예 원천 봉쇄한 것입니다. ‘History1’이나 ‘My_History’는 가능하지만, 단어 그 자체는 엑셀이 선점한 영역입니다.

6. 키보드 위의 육상 경기: 엑셀 월드 챔피언십

“엑셀 잘하시나요?” 이 질문이 이제는 “e스포츠 선수이신가요?”라는 의미가 될지도 모릅니다. 엑셀은 이제 전 세계적인 e스포츠 종목입니다.

FMWC (Financial Modeling World Cup)

매년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셀 월드 챔피언십은 농담이 아닙니다. 전 세계의 엑셀 괴물들이 모여 제한 시간 내에 복잡한 논리 퍼즐과 데이터 모델링 문제를 풉니다.

  • 마우스는 거의 쓰지 않고 타다닥거리는 키보드 단축키 소리만 가득합니다.
  • 해설진들이 “아! 여기서 VLOOKUP 대신 XLOOKUP을 쓰네요! 대담한 선택입니다!”라고 소리치며 중계합니다.

2025년에는 아일랜드의 Diarmuid Early가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대학부 챌린지에서는 프리토리아 대학의 Pieter Pienaar가 우승했죠. 넥타이를 맨 직장인들이 유니폼을 입고 환호하는 이 대회는, 엑셀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되었음을 증명합니다.

7. 엑셀은 컴퓨터 그 자체다 (튜닝 완전성)

마지막으로 가장 기묘한 사실은 **”엑셀은 그 자체로 컴퓨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컴퓨터 공학 용어로 엑셀은 **’튜닝 완전(Turing Complete)’**합니다.

LAMBDA 함수의 등장

2021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셀에 LAMBDA 함수를 도입하면서, 엑셀은 사용자가 자신만의 함수를 정의하고 재귀 호출을 할 수 있는, 사실상의 프로그래밍 언어가 되었습니다.

이론적으로 엑셀은 지구상의 모든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 엑셀 안에서 돌아가는 슈퍼 마리오 게임
  • 엑셀 수식으로 만든 인공지능 신경망(Neural Network)
  • 엑셀 셀로 만든 16비트 CPU

이 모든 것이 VBA 매크로 없이, 오직 엑셀 수식만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엑셀은 단순한 계산기가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만능 기계(Universal Machine)**였던 것입니다.


마치며: 격자무늬 너머를 보라

우리는 매일 엑셀을 켜고 습관적으로 데이터를 채워 넣습니다. 하지만 그 격자무늬 셀 뒤에는 1900년의 시간을 다루는 고집, 경쟁사를 이기기 위한 전략, 개발자들의 숨겨진 장난기, 그리고 컴퓨터 공학의 정수가 녹아 있습니다.

다음에 엑셀이 멈추거나 오류를 뿜어내더라도 너무 화내지 마세요. 100만 행이 넘는 데이터를 처리하며 고군분투하는, 이 기묘하고도 위대한 소프트웨어의 역사를 한 번쯤 떠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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